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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퀴즈 11]-시계탑의 미스터리


대형시계탑 밑으로 걸어간 괴도구미는 발길을 멈추고 시계탑을 올려다보며 손목시계를 맞췄다. 그사이 권담 탐정은 인근에서 출동대기중인 권율 탐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놈은 지금 시계탑 밑에 있다. 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다시 연락하겠다.”
괴도구미는 왔던 길을 조금 되돌아가 좁은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골목은 미로같이 얽혀있었다. 괴도구미도 이곳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았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곳저곳, 골목골목을 헤매고 다녔다.
드디어 괴도구미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어느 이층집 파란대문으로 다가가 초인종을 눌렀다. 잠시 뒤 안에서 누군가가 문을 열어주자 괴도구미가 재빨리 파란대문 안으로 사라졌다.
‘그래! 놈들 아지트가 여기였군!’

권담 탐정이 파란대문 문틈 사이로 집안을 살피며 호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려고 하는데 갑자기 뭔가가 뒤통수를 내리쳤다.
권담 탐정의 머리를 몽둥이로 내려친 사람은 콧수염을 기른 건장한 청년이었다. 곧바로 다시 파란대문이 열렸고 두 명의 사내가 더 나와 정신을 잃은 권담 탐정을 재빨리 집안으로 끌어들였다. 놈들은 집 앞에 떨어져있던, 심하게 금이 간 권담 탐정의 안경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신을 잃은권담 탐정이 집안으로 끌려 들어오자마자 콧수염이 가슴 속에서 칼을 꺼내 치켜들었다.
“잠깐!”
괴도구미가 급히 아랍어로 소리를 질러 콧수염의 행동을 제지했다.
“이놈을 죽인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이놈이 행방불명되면 다른 놈들이 벌떼같이 몰려와 이 근처를 포위하고 수색할 거야. 분명 놈이 중간에 이 동네 위치를 알렸을 테니까.”
“그럼 어떻게…?”
“빨리 이곳을 뜨는 수밖에…”
“이 많은 폭발물을 모두 버리자고? 얼마나 오랜 시간공을 들여 만든 것들인데…”
콧수염이 집안 가득 쌓여있는 폭발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많은 것들을 갑자기 옮길 수는 없어. 남들의 눈에 뜨이지 않게 옮기려면 최소한 하루는 필요해… 후일을 기약하는 수밖에…”
“아, 좋은 방법이 있어요.”
볼에 칼자국 흉터가 있는 다른 조직원이 끼어들었다.
“이 두꺼운 안경을 봐요.”
칼자국이 손에 들고 있던 권담 탐정의 깨진 안경을 내보이며 말했다.
“오목렌즈의 굴곡이 엄청 심한 걸로 봐서 이놈은 눈이 꽤 나빠요. 이 녀석의 나쁜 눈을 이용해 우리의 아지트 위치를 엉뚱한 곳으로 알려주는 겁니다. 이놈이 엉뚱한 곳으로 추적자들을 유인해주기만 한다면 시간을 충분히 벌 수 있어요.”
“그럴 수만 있다면야… 그런데 어떻게?”
“이 동네 어디서나 보이는 저 시계탑을 이용하는 거예요.”
칼자국이 창문 밖 멀리 우뚝 서있는 시계탑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지금 우리는 시계탑 정면에 있는데, 한국의 첨단기술을 이용해 우리 아지트가 시계탑 뒤쪽에 있는 것처럼 속이는 겁니다.”
칼자국의 설명을 듣고 난 조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곧 1층 창문 밖에 인근 컴퓨터대리점에서 사온 고화질의 대형 모니터가 설치되었다. 모니터를 켜자 멀리 서있는 시계탑의 뒷모습, 위쪽 부분이 또렷이 보였다. 시계탑의 뒤쪽에서 찍어온 고해상도의 사진을 모니터에 띄워놓은 것이었다. 실내가 어둡고 사진과 모니터가 매우 선명해 창문 밖으로 보이는 시계탑 풍경과 똑같았다. 다만 시계탑이 뒤돌아 서있다는 것이 다를 뿐.
“하핫! 정말 감쪽같아! 시력이 매우 좋은 내가 보기에도 모니터 속의 사진이 실제 시계탑으로 보이는 걸. 눈이 나쁜 놈이 보면 의심할 여지가 없겠어. 빨리 놈을 이리로 끌고 와!”
방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모니터를 지켜보던 괴도구미가 한국의 첨단기술을 감탄하며 소리쳤다.
정신이 든 권담 탐정은 천천히 눈을 떴다. 머리 뒤쪽이 몹시 아팠다. 손으로 머리를 만져보려 했으나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무엇인가에 묶여 있었다.
‘어떻게 된 거지?’
곧 좀 전의 일이 기억났다.
권담 탐정은 급히 방안을 둘러보았다. 앞쪽으로 작은 창문이 하나 보였고 옆쪽으로 많은 박스들이 쌓여있었다. 박스 옆에는 몇 가지 기계들과 무엇인가를 만들다만 원료들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앗!”
권담 탐정은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토해냈다. 이곳은 바로 놈들의 아지트이자 사제폭탄을 만드는 공장이었다. 이 정도 분량의 사제폭탄이면 비행기가 아니라 공항이라도 폭파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빨리 이 사실을 다른 요원들에게 알려야 할 텐데…’
권담 탐정은 온몸을 묶고 있는 줄을 풀기위해 몸부림치다 한참 만에 겨우 왼손의 매듭을 조금 풀어냈다. 그는 급한 대로 왼손을 움직여 호주머니를 뒤졌다. 다행히 호주머니에 휴대전화가 그대로 들어 있었다. 권담 탐정은 급히 휴대전화를 꺼내 권율 탐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놈들에게 잡혔다!”
권율 탐정이 전화를 받자자마 권담 탐정이 속삭였다.
“거기가 어딘지, 위치를 알고 있나?”
“잠깐만… 창문 밖으로 시계탑 위쪽 부분이 보인다. 그래. 시계탑에서 200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것 같다. 파란대문, 이층건물이었다.”
“시계탑의 어느 면이 보이나? 좌측? 우측?”
“시계탑의 뒤쪽이다… 아니다! 창문 밖의 풍경은 가짜다. 여기는 시계탑의 뒤쪽이 아니라 앞쪽이 틀림없다. 시계탑의 앞쪽, 파란대문 2층집을 수색하라!”
순간, 조직원들이들이 급히 방안으로 뛰어 들어와 권담 탐정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내동댕이쳤다.
권담 탐정의 정보에 의해 시계탑 인근에 대기하고 있던 LDO 탐정들이 곧바로 파란대문 2층집을 찾아냈다. 그리고 순간적인 기습작전으로 권담 탐정을 구출하고 조직원들도 일망타진했다.
“시력도 매우 나쁜 놈이 도대체 어떻게 창밖의 풍경이 가짜라는 것을 알았을까?”
체포된 조직원들은 이송되는 도중에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해 궁금해 죽을 지경이었다.


시력이 나빠 두꺼운 안경을 쓴 권담 탐정은 시력이 좋은 사람도 알아보기 어려운 창문 밖의 시계탑이 가짜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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